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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스페셜 리포트]남북 스포츠교류의 현재와 향후 과제
2018-06-11 17:38:42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여운이 채 식기도 전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축제가 이루어낸 또 하나의 성과가 눈앞에서 실현된 것이다. 냉랭했던 남북관계에 따뜻한 새바람을 불어넣은 스포츠교류의 현재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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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고 있는 모습>

단일팀 구성에서 정상회담으로

이렇게 빨리 시행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개최되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이하 ‘평창동계올림픽’)가 끝난 지 만 40일째 되던 날이었다.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2010년 천안함 사건, 김정은 집권 이후 연이어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교류 중단을 넘어 한반도 전쟁 직전까지 갔던 남북관계를 전쟁 없는 평화모드로 한순간에 뒤바꾼, 전 세계가 환영하고 지지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그간의 남북긴장 및 경색국면을 평화와 화해 분위기로 변화시킨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북한은 김여정 특사를 비롯하여 선수단, 응원단, 예술공연단을 포함하여 총 400여 명 이상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민족의 경사라고 칭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파견하였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로 인해 선수단의 신변보호와 안전문제로 불참 가능성까지 타진하던 여러 국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대회는 역대 가장 성공한 대회이자, 가장 안전한 대회였다는 평가를 얻고 끝났다.

이러한 현상을 통해 많은 학자들이나 올림픽 전문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다시 ‘스포츠를 통한 세계 평화구현’이라는 올림픽의 기본 가치를 재현했다고 열광했다.

이처럼 2008년 이후 그 어떠한 외교 수단도 풀지 못하고 꽁꽁 얼게만 했던 남북관계를 봄날에 눈 녹듯 한숨에 녹이고 평화를 부른 유일한 수단이 바로 스포츠였다.

<남북단일팀으로 구성된 아이스하키팀>

그간의 남북 스포츠교류들

아이러니컬하게도 남북 스포츠교류를 위한 최초의 접촉은 1964년 도쿄하계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1963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의 열린 회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의 남북 스포츠교류는 단일팀 구성 등을 위한 당국자 간 회담만 부분적으로 있어왔을 뿐 체육인들이 교류하는 실질적인 스포츠교류는 없었다.

반면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1999년 8월 남북노동자축구대회, 11월 남북통일농구대회 등 다양한 교류를 시작으로 6.15공동선언 정신에 따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최초로 남북한 공동입장까지 이루어졌다.

이러한 기조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이어지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2007년 FIFA청소년(U-17)월드컵경기대회(남한 개최)의 북한 참가 등 가장 많은 남북 스포츠교류가 이루어졌다. 또한 비록 실행에는 실패했지만 2007년 개최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위해 경의선 열차를 이용, 남북공동응원단을 파견하자는 합의까지 이루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남북 스포츠교류 기조는 이명박 정부 시기였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에 대한 피격과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후 남북관계가 더욱 급랭하면서 남북당사자간의 스포츠교류 또한 국제대회와 민간부분에서 주최한 제3국을 통한 교류 이외에는 별다른 교류를 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져온 남북경색 국면의 연장에 따라 스포츠교류의 경색 국면 또한 지속되었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도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가 2013년 7월에 대한민국에서 개최됨에 따라 북한여자축구대표팀이 7월 18일 방한하고, 아시아역도연맹이 2013년 9월 12~17일에 평양에서 개최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 우리 선수단이 참가하는 등 국제대회에서는 각자가 회원으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할 뿐 남북 당사자 간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다.

이러한 경색 국면을 타파하고 남북 간의 스포츠를 매개체로 한 교류가 시작된 것이 바로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남북체육교류에관한 국제학술대회(92.10.12)>

지속가능한 남북 스포츠교류를 위한 제언

남북 스포츠교류는 스포츠가 갖는 특성상 동일한 경기규칙에 의해 경기가 진행되므로 남북 간의 이질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교류될 프로그램의 내용 때문에 빚어질 수 있는 남북교류의 장애요인 또한 없다. 이와 같은 스포츠교류의 특성 때문에 남북 스포츠교류는 다른 부문의 교류협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한민족 공동체 형성에 공헌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치를 갖는 남북 스포츠교류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남북 스포츠교류에 대한 종목단체 및 선수, 지도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아이스하키종목 남북단일팀은 선수와 지도자의 의지가 아닌 정부의 요구와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올림픽에서의 남북단일팀 구성이라는 초유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다수가 단일팀 구성을 반대했으며 지도자와 선수들 또한 당황스럽고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반면 지난 5월초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있었던 탁구팀의 남북단일팀 구성은 정부가 아닌 탁구종목단체와 선수, 지도자들 즉 탁구인들의 합의와 의지에 의해 단일팀이 구성되었고 단일팀에 참가한 모든 탁구인들은 행복한 모습을 보였다. 단편적이긴 하나 이러한 장면만 보더라도 단일팀 구성에 대한 의사결정은 체육인들의 의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원칙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5월 13일 스위스 로잔에서 셰이크 아흐마드 알사바 OCA 회장과 면담을 갖고, 오는 8월 개최되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남북 공동입장,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을 논의하였다. 이기흥 회장은 “스포츠 공정성이 훼손되거나 우리 선수단에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접근하였다”며 선수 보호가 최우선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우리 선수들의 출전권을 지키는 것은 물론 선수들의 실질적인 경기 출전 엔트리도 아울러 중시하여 1~2개 종목의 단일팀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둘째, 남북 스포츠교류의 제도화와 정례화가 필요하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스포츠교류를 위해서는 정부 간 또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간 스포츠협정과 남북 당사자 간 스포츠관련회의의 정례화가 필요하다. 협정이 체결되고 당국 간 스포츠회의의 정례회가 이루어진다면 스포츠교류의 안정화와 중장기적인 교류협력사업의 합의가 가능할 것이다.

셋째, 정부뿐만 아니라 스포츠 관련단체의 교류확대가 필요하다. 남북 스포츠교류의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민간이 주도하되 정부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남북한 간의 체제차이로 인해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우리는 대한체육회와 각 경기단체 등이 연관성 있는 국제 스포츠단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다방면에 거쳐 접촉과 교류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스포츠교류 영역의 확대이다. 종전에 이루어진 평창동계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의 남북 동시참가 및 교류, 단일팀 구성 등은 국가대표 선수위주의 엘리트 스포츠교류에만 주안점을 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형식을 벗어나 선수단 공동 훈련지원이나 남북 체육지도자 및 스포츠과학자 상호교류, 북한에 대한 스포츠용품 및 시설 지원 사업 등 다양한 교류가 필요하다. 과거 동서독의 경우처럼 지방자치단체 간 자매결연을 맺고 지역 간 스포츠교류를 확대함으로써 남북 주민 간의 상호이해와 교류의 폭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 스포츠교류를 통해서 남북한의 스포츠가 상생할 수 있는 현안이 관리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교류를 통해 남과 북이 지금보다 더 나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공동 훈련기회를 만들고 스포츠과학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 공동발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여야 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남북교류관계가 복원되고 제3차 남북정상회담도 이루어졌다. 북미 간 정상회담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모든 것을 스포츠가 이루어낸 것이다. 이처럼 70여 년 남북 분단의 역사에서 남북 스포츠교류는 남북 간에 평화와 화해 분위기를 정착시켜왔다.

앞으로는 여기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가 평화와 공동번영, 통일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남북 간 사회문화 공동체 형성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다. 그래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남북 스포츠교류는 더욱 필요하다.

글 | 성문정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원문보기 https://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399&aid=0000000002&viewType=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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