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이클연맹, 조직적으로 Armst...

국제사이클연맹, 조직적으로 Armstrong의 도핑 사실 묵인

2015-03-09 17:28:41

국제사이클연맹(이하 UCI: International Cycling Union)이 Lance Armstrong의 도핑을 조직적으로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됨. UCI는 2015년 3월 9일 홈페이지를 통해 CIRC(Cycling Independent Reform Commission)가 작성한 227쪽 분량의 도핑 관련 조사 결과 보고서(investigation report) 및 UCI의 개혁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함.

종목의 인기에 희생된 스포츠의 진실성(Integrity)

CIRC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UCI는 전직 회장인 Hein Verbruggen(재임기간: 1991년-2005년)과 Pat McQuaid(재임기간: 2005년-2013년)의 지휘 아래 지난 2012년까지 Armstrong의 도핑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음. 보고서에 따르면, Verbruggen 등 UCI의 수뇌부는 Armstrong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사이클의 인기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음. 보고서는 특히, UCI가 암을 극복한 Armstrong을 이용하여 사이클의 전 세계적인 부흥을 이끌고자 했다고 밝힘. 보고서에 따르면, UCI는 당시 유럽에 집중되었던 사이클의 인기를 미국을 포함한 미주 지역으로 확대시킬 의도를 가지고 미국 국적인 Armstrong의 지속적인 도핑 사실을 묵인함. 한편, CIRC는 현재까지도 선수들의 도핑이 만연해 있다고 보고함. CIRC는 한 사이클 선수의 증언을 인용,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생체 여권 프로그램(biological passport program)과 각종 테스트 등에서 도핑사실이 적발되지 않도록 다양하고 교묘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함.

Armstrong을 보호한 여러 정황들

보고서에 따르면, Armstrong은 대회 본부에 제출해야 할 의사의 처방전을 지정된 기간 이전에 발급 받아 제출하였고, 이로 인해 도핑 사실이 발각되지 않음. 당시 UCI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등 의도적으로 도핑 행위를 방조함. UCI가 WADA(World Anti-Doping Agency)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Armstrong의 법률 대리인이 관여된 정황이 드러나기도 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당시 WADA회장이자 현재 캐나다 IOC 위원인 Richard Pound가 UCI의 도핑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비난한 바 있으며, 이에 Verbruggen은 WADA에 항의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는데, 이 서한을 Armstrong의 법률 대리인인 Mark Levinstein이 일부 작성한 것으로 드러남. 이 사건은 Verbruggen이 Pound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함으로써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는데, 보고서는 Levinstein이 이 과정에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밝힘. 보고서는 Verbruggen의 측근이자 후임으로 UCI 회장직을 수행한 McQuaid 또한 Armstrong에게 도핑 조사 관련 특혜를 제공했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하기도 함.

Armstrong의 기부금, 뇌물 수수 혐의와는 구체적 연관성 없어

CIRC는 이번 조사에서 가장 쟁점이 되었던 뇌물 수수 관련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밝히지 못함. 보고서에 따르면, Armstrong은 지난 2001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12만 5천 USD의 기부금을 UCI의 도핑방지 프로그램에 전달한 바 있으며, 해당 기부금과 Armstrong의 도핑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 된 바 있음. 그러나 CIRC는 Armstrong의 기부 행위와 도핑이 연관되었다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는 찾을 수 없다고 밝힘.

CIRC(Cycling Independent Reform Commission), UCI 개혁을 위한 권고안 제시

CIRC는 지난 2013년 1월 당시 UCI 회장이었던 Pat McQuaid를 누르고 새롭게 UCI 회장으로 선출된 Brian Cookson에 의해 발족됨. Cookson은 회장 취임 직후 도핑으로 실추된 사이클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이후 대대적인 개혁을 시도함. CIRC는 도핑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UCI의 개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14년 2월부터 Armstrong을 비롯한 174명의 스포츠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실시 하였음. CIRC는 다음과 같이 1명의 위원장과 2명의 부위원장으로 구성되었으며, 5명의 조사관을 두었음.

○	위원장	Dr. Dick Marty
○	부위원장	Mr. Peter Nicholson
		Prof. Dr. Ulrich Haas
○	조사관	Ms. Aurélie Merle(Project Director)
		Ms. Erika Riedl(Anti-doping Consultant)
		Mr. Daniele Boccucci(Legal Consultant)
		Ms. Louise Reilly(Barrister)
		Ms. Kendrah Potts(Legal Counsel to the Commission)

CIRC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UCI의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권고안을 발표함. 권고안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음.

		○		도핑에서의 범죄 행위(criminal matters)와 관련하여 해당국 정부 및 국가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것
		○		도핑방지 규정을 위반한 의사도 조사를 받아야 함. 이를 위해 도핑방지기구들이 해당 규제기구(doctor's professional regulatory body)에 위반 사실을 통지해야 함.
		○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사건의 경우, 대중에 공개되지 않아야 함. WADA의 공식 인가를 받은 시험실(WADA-accredited laboratories)과 도핑방지기구들은 기밀 유지의 의무가 있음.
		○		국가별, 팀별, 수준별(아마추어 포함), 세부종목별 도핑률(prevalence)에 대한 연구 진행
		○		양적 검사보다는 질적, 지능적(intelligence-led) 검사와 비분석적(non-analytical) 조사 필요
		○		23시에서 6시 사이에는 검사를 금지한다는 조항은 검토가 필요하며, 심각하고 구체적인 혐의(serious and specific suspicion)가 있는 경우 검사를 허용한다는 예외 조항을 적극 활용해야 함.
		○		체계적이며 정기적인 재검사를 위한 일관성있는 전략 개발
		○		독립적인 내부고발 창구(independent whistleblower desk)를 신설하여 정보 제공을 독려
		○		혐의가 제기된 선수와 지원 인력에 대해서 즉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과거의 도핑 혐의에 대해서는 정당한 절차(principles of due process)를 확인하고 연장된 공소시효(statute of limitations)를 적극 활용

WADA, 조사결과 환영, 추가 수사 진행할 것

한편, WADA(World Anti-Doping Agency)의 국장(Director General) David Howman은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CIRC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힘. 이와 더불어 앞으로 WADA가 이 사안에 대해 더욱 심도있는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힘. Howman은 WADA의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임.

Lance Armstrong, 조사에 적극 협조했으며 깊이 사과

한편, 이번 보고서의 중심에 서 있는 Armstrong은 자신이 이번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고 언급함. 또한 조사를 시행한 CIRC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 점에 대해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힘. Armstrong은 또한 자신이 지금까지 저질러 온 잘못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임. Armstrong은 고환암(testicular cancer)을 극복하고 지난 1999년 부터 2005년까지 Tour de France에서 7년 연속으로 우승하는 등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로서 명성을 누림. 그러나 Armstrong의 도핑 혐의에 대한 의혹이 수차례 제기되어 왔으며, 지난 2012년 급기야 미국의 TV 프로그램인 Oprah Winfrey Show에서 자신의 약물 복용사실을 직접 시인하게 됨. 이로 인해 그의 각종 수상 기록 및 경기 출전권은 모두 박탈되게 됨.

보고서를 둘러싼 계속되는 논란과 공방

개혁을 내세운 Cookson 현 UCI 회장은 Verbruggen이 이번 조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UCI 명예회장직 및 IOC 명예위원직에서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함. Cookson은 Verbruggen이 UCI 회장으로 재직한 기간동안 심각한 판단 착오와 잘못된 의사 결정이 만연해 있었다고 주장하며, Verbruggen에게 서한을 보내 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전함. 반면, Verbruggen은 이번 CIRC의 보고서를 통해 오히려 자신의 결백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함. 특히 보고서에서 자신이 Amrstrong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없음이 드러났다고 언급함. 덧붙여 Verbruggen은 이번 보고서를 모순적이고 부당하며 한쪽에만 치우친 결과물이라고 비판하며, 보고서를 작성한 5명의 조사관이 자신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함. McQuaid 또한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조사관들이 자신의 이메일 등을 모두 조사했으나, 자신과 도핑 사실과는 연관이 없음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함. Verbruggen은 UCI 회장을 비롯하여 IOC 위원(1996년-2005년), SportAccord 회장(2007년-2013년)을 역임하는 등 국제스포츠계 핵심 인사로 활동해왔으며, 현재는 IOC 명예위원 및 UCI 명예회장직에 올라있음. McQuaid 또한 UCI 회장 자격(IF 자격)으로 IOC 위원직(2010년 - 2013년)을 수행한 바 있음. 한편, IOC는 이번 사건 및 Verbruggen의 IOC 명예위원직 사퇴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고 있음. 이러한 가운데, 오는 2015년 8월 개최될 IOC 총회에서 Cookson이 새로운 IOC 위원으로 임명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됨. 같이보기 •[ISC국제스포츠지식] 2014-2호 도핑 그리고 WADA(Click) •UCI, 도핑 관련 사건 조사를 위한 독립개혁위원회 출범(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