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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0일 스타필드 고양의 동측 야외광장에 설치된 인공암벽에서 제25회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 참가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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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시간·공간 제약 적어 인기 폭발
- 스포츠클라이밍
인공암벽 등반… 짜릿한 스릴
자카르타 AG후 입문자 20% ↑
국내 실내 암장은 500곳 넘고
1곳의 평균 유료회원 100여명
200명 참가대회 20분만에 마감
- 3대3농구
골대 하나면 즉석 플레이 가능
박진감과 강렬한 몸싸움 매력
FIBA 등록 국내선수 4919명
이 중 1534명이 개인랭킹 보유
여의도 공원·서강대가 ‘聖地’
신개념 스포츠가 뜬다. 2020 도쿄올림픽에 스포츠클라이밍, 3대3농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스포츠클라이밍은 ‘후발’ 종목이고 3대3농구는 ‘변형’ 스포츠다. 인공 시설물, 즉 인공암벽을 등반하는 스포츠클라이밍의 역사는 32년. 국내 프로야구보다 짧다. 1968년 영국에 최초의 인공암벽이 세워졌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공식 경기는 1986년에 처음 열렸다. 3대3농구는 길거리에서 시작됐다. 5명씩 출전하는 농구는 코트라는 ‘공간’이 있어야 하지만, 3대3농구는 1개의 골대만 사용한다. 코트가 없더라도 골대만 있으면 3대3 플레이가 가능하다. 3대3농구는 좁은 공간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주로 중·고교 학생들 위주로 3대3농구를 즐겼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스포츠클라이밍, 3대3농구를 채택한 건 보수적인 스포츠의 속성에 비춰보면 ‘혁명’에 가까운 일이다. 스포츠클라이밍과 3대3농구는 스포츠라기보다는 레저, 여가활동, 또는 놀이로 여겨졌기 때문. 그런데 스포츠클라이밍과 3대3농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경기 규정이 복잡하지 않다. 이 때문에 ‘보기’보다 ‘하는’ 팬들이 많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국내에서도 스포츠클라이밍과 3대3농구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스포츠클라이밍과 3대3농구가 ‘보기’에서 ‘하기’로 스포츠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 올림픽 종목이란 지위를 부여했다. 게다가 스포츠클라이밍, 3대3농구는 야구나 축구처럼 거대한 경기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신생 스포츠이기에 계속 올림픽 무대에 남을 것이라고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스포츠클라이밍과 3대3농구는 올림픽 종목이란 점을 앞세워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며 국제적으로 조명을 받았다. 한국은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에서 천종원(중부경남클라이밍)이 금메달을 획득했고 여자부에선 사솔(노스페이스클라이밍팀)이 은메달, 김자인(스파이더 코리아)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3대3농구 남자부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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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K-팝 야외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데상트 3X3 팀업 챌린지에서 출전자들이 열띤 경합을 펼치고 있다. 데상트코리아 제공 |
국내 저변은 좁지 않은 편이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스포츠클라이밍 등록선수는 2017년 기준으로 1368명이다. 국내 실내암장(인공암벽)은 500곳 이상이고, 암장당 평균 유료회원은 1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산악연맹의 박원선 경기운영과장은 “스포츠클라이밍에 대한 관심이 5년 전부터 부쩍 늘었다”며 “특히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입문자가 20%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산악연맹과 산하 지역연맹이 주관하는 스포츠클라이밍 대회는 연간 40여 개. 하루에 5∼6개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지난 10월 20일 스타필드 고양의 동측 야외광장 센트럴 아트리움에서 열린 제25회 노스페이스컵 전국 스포츠클라이밍대회엔 200명이 참가했다. 참가 신청을 선착순으로 받았는데 20분 만에 200명이 채워졌다. 이 대회는 로프 등 등반 기구 없이 암벽화만 착용한 채 4∼6m를 맨손으로 오르는 볼더링을 겨뤘으며 10대 49명, 20대 79명, 30대 54명, 40대 15명, 50대 3명이 참가했다. 10∼20대가 64%에 이른다. 초보부터 중급 및 상급자, 그리고 국가대표도 참가했다. 최고령 참가자는 51세, 최연소는 14세였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찬율 군은 “지난해 11월 학교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스포츠클라이밍에 빠졌다”며 “1주일에 3∼4차례 실내암장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승을 차지한 사솔은 “스포츠클라이밍의 대중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기쁘다”면서 “국제대회에서의 성적이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기에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국제농구연맹(FIBA)에 등록된 국내 3대3농구 선수는 무려 4919명이나 되며 이 중 1534명이 개인 랭킹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적어도 10개 이상의 대회가 주말마다 열린다. 국내 최초의 3대3농구 프로리그인 KOREA 3X3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5월 6개 구단, 등록선수 40명(국내 선수 34명, 외국인 6명)으로 출범했다. 국내 3대3농구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3대3농구연맹의 양우석 매니저는 “동호인은 물론 5대5농구의 모든 아마추어 선수가 3대3농구의 잠재적 자원”이라며 “심리적, 물리적 제약을 덜 받고 또 직접 할 수 있다는 점이 3대3농구가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역시 지난 10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K-팝 야외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린 남자 3대3농구 이벤트 데상트 3X3 팀업 챌린지에는 6개 팀, 총 18명의 동호인이 출전했다. 가로 15m, 세로 11m 규격의 코트에 골대 1개가 설치됐다. 속도감과 박진감이 넘쳐흘렀고 특히 강한 몸싸움이 펼쳐졌다. 팀박광재 소속 신선재는 “최소 10명이 모여야 하는 5대5농구와 달리 3대3농구는 혼자라도 여의도공원이나 서강대 등에 가면 언제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고양=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