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개최되고 있는 2018년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단체전)에서 여자단체 남북 단일팀이 전격 구성됐다.
3일 오후 대한탁구협회는 세계선수권 현장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 소식을 전격적으로 알렸다. 한국과 북한은 나린히 여자 단체 8강전에 진출해 이날 오후 5시(한국시각) 4강행을 다툴 예정이었다. 경기를 불과 30분 앞두고 남북 단일팀 전격 결성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과 북한, ITTF가 단일팀 구성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자단체 남북 단일팀은 8강전 없이 4강에 함께 진출하게 됐다. 남북 단일팀의 이름으로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 이후 6년만의 4강, 북한은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에 이어 2연속 4강을 기록하게 됐다.
남북단일팀 선수단은 이날 8강전 경기 대신 코트에 함께 등장해 악수와 포옹으로 단일팀의 역사적 순간을 세계 탁구인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 정상에 오른 지 27년만이다. 탁구는 남북단일팀을 가장 먼저 만들고,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린 남북 평화의 상징적인 종목이다. 남북 여자탁구 단일팀이 현장에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데는 대한탁구협회 단장으로 온 유승민 IOC위원, 북한탁구협회 단장으로 온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 등 남북 탁구협회의 강력한 의지와 소통, ITTF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협회측은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최우선적으로 한국 대표선수들과 지도자들의 동의를 구했다"고 밝혔다. "단일팀 구성으로 인한 선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참가한 한국 5명, 북한 4명을 모두 포함해 단일팀 엔트리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팀 명칭은 평창동계올림픽시의 사례를 준용해 'KOREA(COR)'로 표기하고 입상시 선수 모두에게 메달을 부여한다. 국기는 한국 태극기와 북한 인공기를 공동 게양하고 유니폼은 시간상 한국과 북한의 현재 복장 그대로 경기에 임하기로 했다.
한국 선수는 서효원(31·렛츠런·세계랭킹 23위) 양하은(24·대한항공·세계랭킹 27위) 전지희(25·포스코에너지·세계랭킹 35위) 유은총(24·포스코에너지·세계랭킹 74위) 김지호(18·삼성생명·세계랭킹 291위)등 5명이며, 북한 선수는 리우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수비 에이스인 김송이(23·세계랭킹 49위), 차효심(23·세계랭킹 161위), 김남해(22·세계랭킹 276위), 최현화(25) 등 4명이다.
남북단일팀은 4일 첫 경기인 여자단체 4강전에서 일본-우크라이나전 승자와 격돌하게 된다. 세계랭킹 및 객관적 전력상 일본이 우세한 만큼, 4강 한일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이번 세계선수권에서의 전격적인 남북 단일팀은 미리 손발을 맞추고 전력을 점검할 기회가 되는 한편, 남북 스포츠 교류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탁구는 또 한번 남북 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게 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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