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개회식 때 영하 13.8도,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 될 것”
2018-02-05
14:15:39
미국 타임지 평창 날씨 전망
대관령 칼바람 불면 체감온도 뚝
지난달 영상 3.4도에 6명 저체온증
기상청은 최저 영하 8~9도 예상
강풍·폭설 겹치면 살을 에는 추위
관람객 전원에 담요·핫팩 등 제공
미 대표팀은 발열 패딩점퍼 지급
개·폐회식장인 올림픽 플라자는 바람이 세고 지붕이 없고 몹시 춥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같은 장소에서 추위에 떨며 공연을 보던 관람객. [뉴시스]
“추위 종류가 완전히 다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해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였다. 타임은 “평창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다음달 9일 저녁, 개최지 평창 지역 기온은 영하 13.8도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역대 겨울올림픽을 가운데 대회 기간 평균 기온이 가장 낮았던 대회는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 대회로, 영하 11도였다. 타임은 “평창은 한국에서도 가장 추운 지역 중 한 곳으로, 해발 700m 고지대인 데다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으로 유명하다”며 “평창올림픽 예상 평균 기온이 릴레함메르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은 해가 지고 난 뒤인 오후 8시 시작해 두 시간 동안 진행된다. 미국 현지의 황금시간대에 개회식을 방영하려는 주관 방송사 NBC(미국) 요구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받아들인 결과다. 관람객은 오후 4시30분부터 입장하게 되는데, 오후 10시까지 개회식장에 머물 경우 5시간30분간 강추위를 견뎌야 한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위치한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올림픽 플라자는 지붕과 종합 난방시스템이 없다.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설계 당시 정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내린 결정이다. 3만5000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행사장 건설비를 635억원으로 확 낮춘 대신, 개·폐회식 출연진과 관람객은 동장군과 맞서 싸워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역대 겨울올림픽 개최지 평균 기온
타임은 “지난해 올림픽 플라자에서 열린 콘서트 때 6명이 저체온증에 걸렸다”고 소개한 뒤 “평창의 추위는 때로는 상상을 초월한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을 찾은 외국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방한 대책은 우리처럼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뿐”이라는 한 평창 지역주민의 말을 전했다.
기상청이 전망한 개회식 당일 평창의 예상기온은 타임의 전망보단 약간 높다. 최저기온은 영하 8~9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2도~0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월 4~6일 최저 영하 18도의 강추위가 찾아온 뒤, 조금씩 누그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0년간 평창의 2월 평균 기온(영하 5.5도)보다 낮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진정한 변수는 기온보다 바람과 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관령 특유의 칼바람이 휘몰아치면 기온과 상관없이 체감온도는 뚝 떨어진다. 지난달 저체온증 환자 6명이 발생할 당시, 올림픽 플라자 주변 기온은 영상 3.4도였지만, 초속 8m의 강풍이 불었다.
개회식 당일의 예상 기온과 엇비슷한 영하 10도 안팎이던 지난달 29일, 개회식장 인근 메인프레스센터(MPC) 주변은 체감온도가 뚝 떨어지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추웠다. 햇살이 내리쬐는데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MPC 주변 시설물을 둘러보려고 한 시간가량 걷는 동안 추위가 살을 에는 듯했다. 너무 추워 심한 두통까지 찾아왔을 정도였다.
그다음 날인30일에는 눈이 문제였다. 오후 들어 스멀스멀 하늘이 흐려지더니, 해 질 무렵 함박눈이 쏟아졌다. 순식간에 MPC 주변과 올림픽 주요 시설을 연결하는 도로가 눈에 뒤덮였다. 제설 장비와 인력이 도로 곳곳에 투입됐지만, 갑작스러운 폭설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스노체인 미장착 차들이 거북이 주행을 하면서 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졌다. 평소 50분이던 휘닉스 스노우파크~국제방송센터(IBC)간 셔틀버스 소요시간이 1시간30분으로 늘었다. 개회식 당일 강풍과 폭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한숨이 나오게 했다.
평창조직위는 개회식 당일 참가자와 관람객 전원에게 담요·핫팩·방석·우의와 함께 뜨거운 음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바람을 막기 위해 2층 관람석 바깥을 플라스틱 재질의 높이 3.5m, 길이 510m짜리 방풍막으로 감쌌다. 난방 쉼터 18개소와 대형 난방기 40대, 따뜻한 음료를 판매하는 간이매점도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저체온증 환자 발생을 대비해 응급의무실 5곳을 설치하고 의료인력 165명을 배치한다.
타임은 “평창조직위가 개회식 방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각국 대표팀 차원에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며 “미국대표팀은 발열 기능이 있는 배터리를 부착한 패딩점퍼를 선수 전원에게 지급한다”고 소개했다.
평창=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원문보기 : http://m.sports.naver.com/pc2018/news/read.nhn?oid=025&aid=000279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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