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이번엔 테니스
2016-01-27
08:55:05
국제 테니스계가 승부조작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임.
한 언론사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 명단을 입수했다고 밝힌 가운데, 그 진위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
2016년 1월 18일, BBC는 프로 테니스 대회의 승부조작을 입증할만한 문건을 입수했다고 발표함.
동 문건에 따르면, 테니스진실성위원회(TIU: Tennis Integrity Unit)는 지난 2008년 28명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함. 이 선수들 중에는 4대 메이저 대회의 우승자 출신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짐.

2008년 당시, 전 세계 테니스 대회를 관장하는 주요 기구인 국제테니스연맹(ITF: 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과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 Women's Tennis Association), Grand Slam Board(GSB)는 TIU로부터 승부조작 의심 선수 28명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음. 그러나 해당 기구들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짐.
한편, BBC는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수들의 명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힘. 또한, 지난 10년간 반복적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8명의 선수가 2016 호주오픈 출전자 명단에 존재한다고 보도함.

테니스계의 승부조작 문제는 2007년 Nikolay Davydenko와 Martin Vassallo Arguello의 경기를 통해 처음 도마 위에 오름.

해당 경기에 대한 승부조작 조사가 종결된 후, 테니스 주요 기구(ITF, ATP, WTA, GSB)들은 스포츠 진실성에 정통한 전문가 두 명에게 자문을 의뢰함. 이들은 테니스 종목의 진실성 제고 방안을 수립하는 동시에, 승부조작이 의심되는 73개 경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함.
그 결과, 승부조작에 대한 조직적(systematical), 제도적(institutional)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테니스의 진실성 보호를 위한 조직(Integrity Unit)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권고함.
유럽의 스포츠 도박 및 승부조작 연구기관인 ESSA(European Sports Security Association)는 2015년 1월부터 9월까지 집계된 승부조작 의심 정황(suspicious activity) 65건 중, 가장 많은 49건이 테니스 경기에서 포착되었다고 발표함.
일각에서는 테니스가 다른 종목에 비해 소수의 선수들로 경기가 구성되기 때문에 승부조작에 노출되기 쉽다는 분석을 제기함. 가령, 테니스 단식 경기에서는 승부조작에 한 명의 선수만 가담하여도, 경기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
한편, Telegraph 등 일부 언론에서는 테니스가 승부조작에 취약한 이유로 상금 소득의 불균형(income inequality)을 꼽아 눈길을 끎.
New York Times의 2014년 보도에 따르면, 남녀 세계 랭킹 상위 1% 선수들이 전체 상금 중 각각 60%(남)와 51%(여)를 획득함. 또한, 전체 남자 선수 중 94%와 전체 여자 선수 중 96%는 대회 참가를 통해 수령하는 상금으로 소요된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음.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통계를 인용하며, 우승권에 들지 못하는 낮은 랭킹의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이 피하기 어려운 유혹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함. 나아가, 이와 같은 프로 테니스계의 상금 배분 방식이 테니스의 진실성을 위협하는 고질적인 문제라는 주장을 펴고 있음.
2014 12월, ATP는 보유 대회의 상금 총액을 2018년까지 14% 증액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음. 그러나 상금 총액의 증가가 대회 조기 탈락자 등 랭킹이 낮은 참가 선수들의 수입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임.
같이보기
굿 거버넌스, 스포츠 조직 자치성을 위한 필요조건
IOC, 승부조작 방지 규정 공표
영국 BBC, 테니스계 승부조작 의혹 제기 |

테니스의 4대 메이저 대회 | ||||
○ | 4대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테니스 대회는 호주오픈(Australian Open), 프랑스오픈(Roland-Garros), 윔블던대회(The Championships, Wimbledon), US오픈(US Open Tennis Championships)임. | |||
○ | 4대 메이저 대회를 한 선수가 석권하는 것을 '그랜드 슬램'이라고 하며, 이 대회들을 '그랜드 슬램 대회'로 칭하기도 함. 한편, 그랜드 슬램 대회들의 협의체인 Grand Slam Board는 그랜드 슬램 대회들의 상호 이익을 도모하고 대회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함. | |||
테니스진실성위원회(TIU) | ||||
○ | 2008년 9월, 국제테니스연맹(ITF: 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과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 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 Women's Tennis Association), Grand Slam Board는 승부조작 등 테니스 종목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들에 대응하기 위해 테니스진실성위원회(TIU)를 조직함. | |||

By Tourism Victoria from Australia (Australian Open 2015) [CC BY 2.0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2.0)] via Wikimedia Commons
테니스계 승부조작의 발단과 TIU의 등장 |

Davydenko와 Arguello의 경기, 승부조작의 첫 사례? | ||||
○ | 지난 2007년 Orange Prokom Open에서 Nikolay Davydenko가 Martin Vassallo Arguello로부터 첫 번째 세트를 따낸 직후, 온라인 도박업체인 Betfair에서 Arguello의 승리에 일반적인 수준보다 10배 높은 금액인 700만 USD(한화 약 89억 9,000만 원)가 몰림. 이어진 경기에서 Davydenko는 Arguello에게 두 번째 세트를 내준 후, 부상으로 기권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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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가 종료된 후, Betfair는 해당 경기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었다며, 경기 중 진행된 도박 거래에 대해 사상 처음으로 무효(void all bets)를 선언함.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Davydenko와 Arguello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국제테니스계는 이를 계기로 승부조작에 대한 대응을 시작함. | |||
- 관련자료 1: 조사 결과 및 권고안 15개 원문 보기 (클릭)
- 관련자료 2: 승부조작,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테니스, 승부조작에 취약한 종목? |

스포츠 도박과 테니스 | ||||
○ | SportAccord는 승부조작 방지를 위해 2011년 Integrity in Sport - Understanding and preventing match-fixing을 발행함. 해당 자료에서 테니스는 스포츠 도박 시장에서 축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함. 또한, 테니스는 축구, 농구와 함께 스포츠 도박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종목으로 언급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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